코스톨라니의 명저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내가 가까이에 두고 애독하는 책 중 하나이며, 코스톨라니를 좋아하게 만들어준 책이기도 하다.
책 안에는 그의 투자경험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가득하며, 무엇보다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어느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 유연함이었다.
그는 투자라는 경제 분야를 다루면서도 경제학자나 경제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투자라는 실용적인 분야를 다루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주식투자의 4계절을 도식화한 코스톨라니의 달걀을 만들어, 투자를 함에 있어서 실용적인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였고, 갖가지 경험담과 교훈을 쉽게 이야기식으로 풀어내면서 투자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그의 시각 중 나의 눈길을 끈 대목은 평균적인 수치에서는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주식이 바보보다 많은가, 바보가 주식보다 많은가라든가, 주식이 부화뇌동파에게 넘어가 있는가, 소신파에게 넘어가 있는가를 눈여겨보라든가.. 이런 내용은 단순 수치를 통해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지혜를 담고있다고 생각한다.
책 앞부분에서 기본적으로는 우량주식을 산 후에 더 이상 주식시장을 들여다보지 말고 수면제를 먹고 자라는 조언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면 먼훗날 부자가 되어 있을 거라고.
그렇지만, 놀이하는 인간의 속성으로 보나, 투자자금 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보나(그가 정확히 그런 이유를 대고 있진 않지만..) 주식을 사고팔기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갖가지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시장에 대한 정보에도 관심을 기울였지만, 그러한 정보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시장에 반영되는 시차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기업에 대한 정보 파악 못지 않게 그 정보가 시장에서 갖는 가치에 주목하였다.
그리하여 어느 시기에나 항상 투자유망한 주식이나 기업이 고정적으로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과매도, 과매수와 같은 과잉반응과 연계하여 해석하였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때는 만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우량기업이 투자적기가 아닐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비인기 주식이 턴어라운드 주식으로서 투자유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식이나 정보가 투자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회계학을 공부하여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되어 공개된 회계정보를 이용하여 우량종목을 고른 후 투자했는데 수익이 잘 나지 않은 경험이라든가(더욱이 발표되는 기업의 회계정보는 다 과거 실적이다.), 실적발표 시즌이 되어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실적이 잘 나온 기업에 투자했더니 주가는 빠진 경험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정보나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스마트 투자자는 누구이며, 뒤늦게 알고 뛰어드는 자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투자자금의 유한성에 비추어 볼 때, 효율적인 투자를 위하여 주식을 집중적으로 보유할 시기와 현금 비중을 늘릴 시기를 파악하고, 보유종목을 교체하라든가, 정보에 대한 시장참여자의 반응을 상상하라는 그의 조언은 매우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라 여겨진다.
시장수익률을 초과달성코자 하는 욕망은 펀드 매니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도 내재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경쟁사보다 높은 이윤을 창출하려는 노력은 우리가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도 늘상 하고 있는 일이지 않은가?
그러니 어떤 때는 열심히 노력하여 수집한 정보가 독이 되기도 하고, 열심히 한 공부가 오히려 투자에 독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경지에 이르면 나도 좀 더 자유함의 경지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경제적 자유는 물론 사고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나는 오늘도 모든 지식을 내려놓고, 지긋이 눈을 감고 속으로 외쳐본다.
'꿩 잡는 게 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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