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가치주와 성장주 투자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또한 투자방식을 놓고, 가치주에 장기투자해야 하는 주장과 물들어 올 때 배띄우는 테마주에 올라타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불꽃 튀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투자에 관한 한 나의 대답은 "잘 모른다"이다.
첫째, 같은 종목을 어떤 사람은 가치주라서 샀다 하고, 어떤 사람은 테마주라서 샀다 하는 등 개념정의 자체가 여전히 모호하고,
둘째, 미래의 불확실성이나 변동성 또는 리스크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이 투자행위라고 볼 때, 과연 미래를 얼마나 알 수 있느냐에 대해 확신이 없고,
셋째, 회계부정 등 과거나 현재조차도 회계장부 등 데이터에 많은 오류가 내포되어 있으며, 내부자 횡령사고, 대주주 자금유용 등 회계장부에 표현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가 내재되어 있고,
넷째, 내가 이 모든 것을 다 안다 할지라도, 나는 내가 아는 것을 실천할 능력도, 자금력도 없다.
성과로 인정받는 투자의 세계에서조차 이념논쟁과도 흡사한 맞냐, 틀리냐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장기투자가 답일지는 모르나, 최소한 내가 아직 충분히 장기적으로 투자하여 검증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는 죽는다"라는 케인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자기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가치를 부여한 주식이 가치주이고, 스스로 판단하기에 가치있는 투자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치투자라고 정의한다면 어찌할건가?
나는 투자에 관한 한, 무엇이 맞느냐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본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묻고, 자신의 투자방식을 검증하여 자기에게 맞는 투자방식을 정착해가면 될 일이다.
그 동안의 시행착오는 수업료 또는 실험실습비 정도로 생각하며..
최소한 실습비의 열배 혹은 백배를 되돌려 받을 때, 이 또한 하나의 사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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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원형지정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전업투자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큰일 아닙니까?" (김정환 밸류25 대표)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데 가치주라고 마냥 사서 세월만 낚고 있으면 되는 겁니까? 리스크(위험)가 너무 커요"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
'언중유골'(言中有骨)
'슈퍼개미' 김정환(40) 밸류25 대표와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씨(49)는 수인사를 나눈 직후부터 서로 뼈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긴장감을 높여 갔다. 치고받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혀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슈퍼개미 열전 시리즈를 책으로 묶은 '슈퍼개미의 투자비밀'(한국경제신문 발간) 출간 한 달에 맞춰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7층 영상회의실에서 가치투자와 단기매매로 돈을 번 두 슈퍼개미와 함께 '가치주'에 대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가치투자로만 1만7000%의 수익률을 거둔 김정환 대표. 주식을 들고 있으면 무조건 패한다는 철칙을 가진 원형지정 황호철씨. 동이 서에서 먼 것 처럼 투자기법이 서로 정반대인 가치투자 대가와 단기매매 최고수가 만나 한판 전쟁을 벌인 것이다.
가치투자의 귀재 김정환 대표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추세 추종형 매매를 고수하는 '스윙어' 황호철씨의 가치주 논쟁은 이렇게 열기를 더해갔다.
하지만 이들의 날선 공방은 자신들의 전부와도 같은 투자철학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결국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수준 높은 경지의 대화로 수렴했다.
주식투자의 정도(正道)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투자철학과 경험은 최근 갈길 몰라 헤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작은 나침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최명수 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가 가치주라고?
가치주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첫 질문에 김정환 대표는 "아파트를 살때 3.3제곱미터에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하듯 주식도 주당 얼마에 살까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불할 금액보다 그 값어치가 더 싸면 가치주"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청산가치와 자산가치, 배당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부동산, 유가증권 등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자산주 등이 가치주라는 얘기다.
하지만 '원형지정' 황호철씨는 "(장부조작 등 때문에)현재가치도 정확하게 모르는데 어떻게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토론회장 공기는 싸늘해졌고 냉기마저 감돌았다. 팽팽한 긴장감을 깨뜨린 것은 목이 타오른 토론자들이 앞에 놓인 식수병 마개를 비틀어 여는 소리 정도였다.
황씨는 "가치주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현재와 미래가치를 따져서 특정 종목을 선점하기는 어렵다"며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6년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다니는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팔아야 한다고 귀띔하길래 알아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됐었다"며 "회계부정이 다반사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설령 재무제표와 과거 실적, 자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치주로 판단해 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누군가 가격을 끌어 올려야 수익이 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내재가치가 이런 수급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예로 들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황호철씨가 말한대로 누군가 (주가를)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을 사면 된다"며 "삼천리자전거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자전거 테마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기방어적 성격과 저평가돼 있는 상황 등을 판단해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황씨는 "삼천리자전거는 (가치주가 아니라) 테마주여서 나도 매매를 했다"며 "하지만 주식은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폭탄돌리기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개인들은 손해보게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성장가치 상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까지 갈수 있다고 판단했고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었다"며 "황호철씨는 거래량이 만들어질 때 투자하지만 저는 거래량이 적을 때 선취매하는 스타일이어서 투자 유형이 서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3개월 이상을 보지 못한다"며 "실제 제대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치'와 '가격'이 만나야
그렇다면 가치주 투자와 단기매매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김 대표는 "분식회계나 부실채무 등 기업가치 평가요소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물론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런 가치투자를 보완하기 위해 한 종목이 아닌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 황호철씨처럼 단기매매나 스윙매매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그렇다면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호철씨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 방식을 접목을 시켰으면 한다"며 "김 대표와 같이 적절한 분석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 변화와 거래량 등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진정한 가치주로 다우기술, 성창기업지주, 대우증권 우량주를 꼽았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키움증권의 주가가 치솟고 있고 다우기술 역시 본업에 충실하고 있어 모두 가치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자산가치 측면에서 성창기업지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 회사에 12월에 토지보상금으로만 2500억원 정도가 들어오는 만큼 자산가치 측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우선주는 기존의 배당성향으로 볼때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황호철씨는 "다우기술이 좋은 종목이라는 것은 알지만 매수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IT주를 매수했다"며 "이는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코스피 지수 1700~1800 예상
매매 스타일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두 슈퍼개미들은 하반기 장세 전망에서는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김정환 대표는 "하반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강하게 상승할 것인 만큼 한달 안에 주식을 사 담아야 할 시기"라며 "코스피 지수는 연말까지 남아 있는 기간이 짧은 만큼 2000포인트보다 20% 할인한 1800대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살아나고 있고 경제지표들도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중국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유동성 장세를 넘어 강한 상승구간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호철씨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코스피 지수도 가격으로 치환해 보면 1400대에서 월봉 양봉이 나왔다"며 "어쨌든 매수권역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고 한번은 오버슈팅(과열단계) 구간이 나온 뒤 또 한번 폭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대 분석을 할 경우 코스피 지수 1450∼1500대는 강력한 매물대가 있지만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1700∼1750까지는 무조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의 한마디
김정환 대표는 "가치를 자신이 직접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을 신뢰하고 매수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며 "직접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치주라고 판단된다면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처럼 묻어 가는 투자방법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이야기다.
황호철씨는 "대세상승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투식투자자라면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대세상승장인지 아닌지는 지나봐야 안다"며 "이처럼 개인투자자는 분석의 한계가 있는 만큼 주식보다는 현금을 쥐고 있는 시간을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형지정 황호철은 1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동 하나대투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리는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에서 '3초 승부사의 매매기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김정환 대표는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가치투자와 테마주'란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는 한경닷컴(www.hankyung.com) 사이트에서 등록하거나 현장에서 등록하면 참가할 수 있다.
다음은 황호철 김정환씨의 대담 전문.
▶사회= 두 분의 가치주에 대한 시각을 알고 싶습니다. 가치주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김정환 대표= 가치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봅니다. 청산가치, 자산가치, 배당가치입니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실물, 유가증권 등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회사들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회사가 가치주입니다. 아파트도 3.3평방미터 당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계산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당 얼마를 지불할 것이냐, 즉 지불할 금액보다 더 싸다면 가치주입니다.
▶원형지정=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많이 생각합니다. 주식이 모든 정보가 가격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 입문 당시 삼성전자로 실패를 봤습니다. 삼성전자 한 주를 60만원대에 샀습니다. 2004년 당시 주가수익비율(PER)도 얘기하고 가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120만원까지 간다고 해서 산 겁니다. 나중에 39만원까지 떨어지면서 가치주를 버린 계기가 됐습니다.
2006년에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근무하는 알고 있던 동생이 큰일 났다는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알고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된 것이었습니다.
현재가치도 모르면서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개인이 현재, 미래가치를 따져서 선점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가치투자를 안하는 것은 아니고 부도 안날 종목 위주로 삽니다.
주도적인 매수자가 있고 살만한 주식이 되느냐를 따집니다. 가치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사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가치주 투자는 현재가치와 내재가치를 따져 괴리율과 수익성을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 놓아야 합니다. 현재 가치나 내재가치를 보고 매수 주도세력이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때문입니다.
▶사회=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로 유명해졌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삼천리자전거가 가치주라 생각했습니까?
▶김 대표= 원형지정이 말한대로 누군가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이 삼천리자전거였습니다. 삼천리자전거는 3년전 부터 매입했다 현재는 팔고 없습니다.
정부정책이 자전거에 유리한 방향으로 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어젠가는 뜨게 되어 있었던 겁니다. 웰빙도시, 공영자전거 이런 측면에서 말입니다. 경기고점에서 삼천리자전거는 언제나 경기방어적 강점이 있습니다. 삼천리자전거 매수 관점은 '현재의 저평가주'이고 현재 재무제표 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대량 매수했던 것입니다.
▶원형지정=동의할 수 없습니다. 8000~9000원에 저도 샀었습니다. 그런데 유상증자하고 떨어져 손절해야 했고, 다시 1만4000원에 들어가 2만원에 팔고 나왔습니다. 당시 저는 삼천리자전거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샀습니다. 하지만 시장관점에서 보면 주식은 폭탄돌리기 게임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국 손해보게 돼 있습니다.
저는 현금론자입니다. 주식을 갖고있어도 팔아야 현금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주식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지표와 그 시대의 테마, 거래량을 봐야 합니다.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가치주로 봤지만 저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매매를 했습니다.
▶사회=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의 어떤 가치를 높이 평가했나요?
▶김 대표=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 돌파하는 등 실적이 증가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당시 배당율도 5%였습니다. 자산가치도 공장매각으로 현금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지금 들어가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형지정은 거래량을 만들 때 들어가지만 저는 거래량이 거의 없을 때, 즉 선취매하고 남들이 몰랐을 때 먼저 들어간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투자 유형이 다릅니다.
▶원형지정= 그러나 가치주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게 사실아닙니까? 한 두 푼도 아니고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판단이 옳은지 여부를 모릅니다.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줘야 합니다. 저도 주식 매수 시 지분 분포 등을 다 따집니다. 자사주 여부까지 파악하고 들어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주식을 쥐고 있다면 특정 매집자들이 끌어올리는데 고점가면 물량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0~20%를 샀다면 자신이 거래량을 일으키며 빠져 나와야 합니다.
저는 3개월 이상 보지 못합니다. 최근에도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돼 주가가 빠졌는데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을 어떻게 알수 있습니까?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통찰력이 없습니다.
필요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보지만 이는 참고 기준일 뿐입니다. 매매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부의 특정 소수 전문가나 내부자를 끼지 않고는 그 회사 내막을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다른 것은 안보지만 어음발행 현황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봅니다. 이렇게 각종 지표와 증권사 분석보고서 등을 보고 괜찮은 종목이라고 생각되면 거래량이 일어나면서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을 삽니다.
▶사회= 회계부정이나 부정확한 재무제표를 믿을 수 있느냐는 반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 대표=그럴수 있습니다. 분식회계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자산가치주는 새로운 자산가치, 이를 테면 영업쪽에 사용하지 않는 토지 등이 실제로 용도 변경으로 상업용으로 바뀌어 있거나 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부실채무나 어음 등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가치투자도 힘들지만 원형지정의 방식도 개인이 따라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업을 갖고 있으면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는 여유 있는 사람이나 직업있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원형지정은 주식에 '올인'해야 하는 전업투자자들이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매매하는 것입니다.
가치투자의 약점을 보완하려면 한 종목이 아닌 포트폴리오로 메꿀 수 있는 투자를 하면 됩니다. 전략적인 배분을 통해 가치투자를 해야 합니다. 개인들은 저나 원형지정 방식 모두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있는 사람들은 제 방식이 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형지정=개인투자자에게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를 접목시켰으면 합니다. 김 대표는 적절한 분석과 분할매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치에 대해 공부를 하되 수급과 가격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매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회= 가치투자 관점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요?
▶김 대표= 현재는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원형지정과 같은 개인투자자로 인해 수혜도 입고 있습니다. 다우기술은 본업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자산가치주인 성창기업지주입니다. 토지보상이 12월에 나옵니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정도인 회사에 현금 2500억원이 들어옵니다. 증권주 중에서는 대우증권 우선주도 배당주로 유망합니다. 가치투자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입니다.
▶원형지정= 다우기술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안 사는 이유는 가격차트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가치 수렴시에는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저는 그 때를 모릅니다.
그래서는 저는 눈으로 보고 삽니다.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삽니다. 강남 아파트는 학군 프리미엄이 있지 않습니까? 방향성을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방향성이 나오기 위해서는 돈이 있는 사람, 즉 모멘텀 투자자가 와서 붙어줘야 주가가 오릅니다. 승자의 게임은 돈 있는 사람의 논리입니다. 저는 1차적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를 샀습니다.
▶사회=두 분의 차이점을 '가치'와 '가격'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김 대표= 가치를 본인이 분석해 봐야 합니다. 본인이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에 신뢰를 담는 수량 자체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가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적립식으로 천천히 뭍어갈 수 있다면 개인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원형지정=일반인들이 주식투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승산이 없습니다. 이기는 방법은 현금을 쥐고 있다가 대세상승장에 들어와야 하는데 문제는 그 시점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도 2007년에 절망해서 모든 것을 걸었던 것입니다.
저는 정 들어오고 싶다면 분석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금을 갖고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사서 기다리지 말고 현금 보유기간을 길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기가 직접 투자해 적은 돈으로 이겼던 구간이 있다면 현금을 가지고 그 조건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합니다.
▶사회= 하반기 주식시장 장세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김 대표= 과거 경제 위기 때를 보면 경제 대공황 시절에도 회복하는데 3개월이 걸렸고, 외환위기 시절에는 18개월이 소요됐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12~14개월째입니다. 주식저점은 확인됐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GDP(국내총생산)의 6%를 투자했습니다. 그에 따라 통화량이 증가했습니다.우리나라나 미국같은 경우 총 유동성(M2)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M2가 올랐습니다. 경제지표들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가는 동조화(커플링)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등에서 수혜를 볼 것입니다. 인도 중국이 우리나라 가까이 있다는 게 행복한 일입니다.
하반기에 강하게 상승할 것입니다. 주식을 한 달안에 담아야할 시기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800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기간이 짧아 전고점인 2000보다 20%할인된 지수대까지는 갈겁니다.
▶원형지정= 지난 5월과 6월 답답했습니다. 5월에는 손실을 좀 봤고 6월은 관망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매수권역에는 들어왔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주도주가 필요합니다. 현재 매수에 동참한 종목은 대형 IT주 중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정도입니다. 금융주 중에서는 은행주를 사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1500대까지 강력한 매물대가 있는 구간이어서 현재까지 지지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소화과정을 거쳐 1700∼1750까지는 무조건 간다고 봅니다.
정리=한경닷컴 변관열ㆍ오정민 기자 bky@hankyung.com
사진=한경닷컴 김기현 기자 k2h@hankyung.com"요즘 원형지정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전업투자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큰일 아닙니까?" (김정환 밸류25 대표)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데 가치주라고 마냥 사서 세월만 낚고 있으면 되는 겁니까? 리스크(위험)가 너무 커요"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
'언중유골'(言中有骨)
'슈퍼개미' 김정환(40) 밸류25 대표와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씨(49)는 수인사를 나눈 직후부터 서로 뼈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긴장감을 높여 갔다. 치고받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혀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슈퍼개미 열전 시리즈를 책으로 묶은 '슈퍼개미의 투자비밀'(한국경제신문 발간) 출간 한 달에 맞춰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7층 영상회의실에서 가치투자와 단기매매로 돈을 번 두 슈퍼개미와 함께 '가치주'에 대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가치투자로만 1만7000%의 수익률을 거둔 김정환 대표. 주식을 들고 있으면 무조건 패한다는 철칙을 가진 원형지정 황호철씨. 동이 서에서 먼 것 처럼 투자기법이 서로 정반대인 가치투자 대가와 단기매매 최고수가 만나 한판 전쟁을 벌인 것이다.
가치투자의 귀재 김정환 대표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추세 추종형 매매를 고수하는 '스윙어' 황호철씨의 가치주 논쟁은 이렇게 열기를 더해갔다.
하지만 이들의 날선 공방은 자신들의 전부와도 같은 투자철학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결국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수준 높은 경지의 대화로 수렴했다.
주식투자의 정도(正道)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투자철학과 경험은 최근 갈길 몰라 헤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작은 나침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최명수 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가 가치주라고?
가치주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첫 질문에 김정환 대표는 "아파트를 살때 3.3제곱미터에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하듯 주식도 주당 얼마에 살까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불할 금액보다 그 값어치가 더 싸면 가치주"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청산가치와 자산가치, 배당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부동산, 유가증권 등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자산주 등이 가치주라는 얘기다.
하지만 '원형지정' 황호철씨는 "(장부조작 등 때문에)현재가치도 정확하게 모르는데 어떻게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토론회장 공기는 싸늘해졌고 냉기마저 감돌았다. 팽팽한 긴장감을 깨뜨린 것은 목이 타오른 토론자들이 앞에 놓인 식수병 마개를 비틀어 여는 소리 정도였다.
황씨는 "가치주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현재와 미래가치를 따져서 특정 종목을 선점하기는 어렵다"며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6년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다니는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팔아야 한다고 귀띔하길래 알아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됐었다"며 "회계부정이 다반사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설령 재무제표와 과거 실적, 자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치주로 판단해 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누군가 가격을 끌어 올려야 수익이 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내재가치가 이런 수급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예로 들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황호철씨가 말한대로 누군가 (주가를)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을 사면 된다"며 "삼천리자전거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자전거 테마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기방어적 성격과 저평가돼 있는 상황 등을 판단해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황씨는 "삼천리자전거는 (가치주가 아니라) 테마주여서 나도 매매를 했다"며 "하지만 주식은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폭탄돌리기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개인들은 손해보게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성장가치 상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까지 갈수 있다고 판단했고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었다"며 "황호철씨는 거래량이 만들어질 때 투자하지만 저는 거래량이 적을 때 선취매하는 스타일이어서 투자 유형이 서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3개월 이상을 보지 못한다"며 "실제 제대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치'와 '가격'이 만나야
그렇다면 가치주 투자와 단기매매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김 대표는 "분식회계나 부실채무 등 기업가치 평가요소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물론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런 가치투자를 보완하기 위해 한 종목이 아닌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 황호철씨처럼 단기매매나 스윙매매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그렇다면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호철씨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 방식을 접목을 시켰으면 한다"며 "김 대표와 같이 적절한 분석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 변화와 거래량 등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진정한 가치주로 다우기술, 성창기업지주, 대우증권 우량주를 꼽았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키움증권의 주가가 치솟고 있고 다우기술 역시 본업에 충실하고 있어 모두 가치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자산가치 측면에서 성창기업지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 회사에 12월에 토지보상금으로만 2500억원 정도가 들어오는 만큼 자산가치 측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우선주는 기존의 배당성향으로 볼때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황호철씨는 "다우기술이 좋은 종목이라는 것은 알지만 매수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IT주를 매수했다"며 "이는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코스피 지수 1700~1800 예상
매매 스타일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두 슈퍼개미들은 하반기 장세 전망에서는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김정환 대표는 "하반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강하게 상승할 것인 만큼 한달 안에 주식을 사 담아야 할 시기"라며 "코스피 지수는 연말까지 남아 있는 기간이 짧은 만큼 2000포인트보다 20% 할인한 1800대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살아나고 있고 경제지표들도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중국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유동성 장세를 넘어 강한 상승구간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호철씨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코스피 지수도 가격으로 치환해 보면 1400대에서 월봉 양봉이 나왔다"며 "어쨌든 매수권역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고 한번은 오버슈팅(과열단계) 구간이 나온 뒤 또 한번 폭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대 분석을 할 경우 코스피 지수 1450∼1500대는 강력한 매물대가 있지만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1700∼1750까지는 무조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의 한마디
김정환 대표는 "가치를 자신이 직접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을 신뢰하고 매수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며 "직접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치주라고 판단된다면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처럼 묻어 가는 투자방법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이야기다.
황호철씨는 "대세상승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투식투자자라면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대세상승장인지 아닌지는 지나봐야 안다"며 "이처럼 개인투자자는 분석의 한계가 있는 만큼 주식보다는 현금을 쥐고 있는 시간을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형지정 황호철은 1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동 하나대투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리는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에서 '3초 승부사의 매매기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김정환 대표는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가치투자와 테마주'란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는 한경닷컴(www.hankyung.com) 사이트에서 등록하거나 현장에서 등록하면 참가할 수 있다.
다음은 황호철 김정환씨의 대담 전문.
▶사회= 두 분의 가치주에 대한 시각을 알고 싶습니다. 가치주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김정환 대표= 가치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봅니다. 청산가치, 자산가치, 배당가치입니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실물, 유가증권 등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회사들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회사가 가치주입니다. 아파트도 3.3평방미터 당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계산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당 얼마를 지불할 것이냐, 즉 지불할 금액보다 더 싸다면 가치주입니다.
▶원형지정=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많이 생각합니다. 주식이 모든 정보가 가격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 입문 당시 삼성전자로 실패를 봤습니다. 삼성전자 한 주를 60만원대에 샀습니다. 2004년 당시 주가수익비율(PER)도 얘기하고 가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120만원까지 간다고 해서 산 겁니다. 나중에 39만원까지 떨어지면서 가치주를 버린 계기가 됐습니다.
2006년에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근무하는 알고 있던 동생이 큰일 났다는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알고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된 것이었습니다.
현재가치도 모르면서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개인이 현재, 미래가치를 따져서 선점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가치투자를 안하는 것은 아니고 부도 안날 종목 위주로 삽니다.
주도적인 매수자가 있고 살만한 주식이 되느냐를 따집니다. 가치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사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가치주 투자는 현재가치와 내재가치를 따져 괴리율과 수익성을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 놓아야 합니다. 현재 가치나 내재가치를 보고 매수 주도세력이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때문입니다.
▶사회=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로 유명해졌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삼천리자전거가 가치주라 생각했습니까?
▶김 대표= 원형지정이 말한대로 누군가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이 삼천리자전거였습니다. 삼천리자전거는 3년전 부터 매입했다 현재는 팔고 없습니다.
정부정책이 자전거에 유리한 방향으로 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어젠가는 뜨게 되어 있었던 겁니다. 웰빙도시, 공영자전거 이런 측면에서 말입니다. 경기고점에서 삼천리자전거는 언제나 경기방어적 강점이 있습니다. 삼천리자전거 매수 관점은 '현재의 저평가주'이고 현재 재무제표 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대량 매수했던 것입니다.
▶원형지정=동의할 수 없습니다. 8000~9000원에 저도 샀었습니다. 그런데 유상증자하고 떨어져 손절해야 했고, 다시 1만4000원에 들어가 2만원에 팔고 나왔습니다. 당시 저는 삼천리자전거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샀습니다. 하지만 시장관점에서 보면 주식은 폭탄돌리기 게임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국 손해보게 돼 있습니다.
저는 현금론자입니다. 주식을 갖고있어도 팔아야 현금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주식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지표와 그 시대의 테마, 거래량을 봐야 합니다.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가치주로 봤지만 저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매매를 했습니다.
▶사회=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의 어떤 가치를 높이 평가했나요?
▶김 대표=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 돌파하는 등 실적이 증가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당시 배당율도 5%였습니다. 자산가치도 공장매각으로 현금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지금 들어가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형지정은 거래량을 만들 때 들어가지만 저는 거래량이 거의 없을 때, 즉 선취매하고 남들이 몰랐을 때 먼저 들어간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투자 유형이 다릅니다.
▶원형지정= 그러나 가치주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게 사실아닙니까? 한 두 푼도 아니고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판단이 옳은지 여부를 모릅니다.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줘야 합니다. 저도 주식 매수 시 지분 분포 등을 다 따집니다. 자사주 여부까지 파악하고 들어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주식을 쥐고 있다면 특정 매집자들이 끌어올리는데 고점가면 물량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0~20%를 샀다면 자신이 거래량을 일으키며 빠져 나와야 합니다.
저는 3개월 이상 보지 못합니다. 최근에도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돼 주가가 빠졌는데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을 어떻게 알수 있습니까?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통찰력이 없습니다.
필요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보지만 이는 참고 기준일 뿐입니다. 매매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부의 특정 소수 전문가나 내부자를 끼지 않고는 그 회사 내막을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다른 것은 안보지만 어음발행 현황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봅니다. 이렇게 각종 지표와 증권사 분석보고서 등을 보고 괜찮은 종목이라고 생각되면 거래량이 일어나면서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을 삽니다.
▶사회= 회계부정이나 부정확한 재무제표를 믿을 수 있느냐는 반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 대표=그럴수 있습니다. 분식회계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자산가치주는 새로운 자산가치, 이를 테면 영업쪽에 사용하지 않는 토지 등이 실제로 용도 변경으로 상업용으로 바뀌어 있거나 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부실채무나 어음 등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가치투자도 힘들지만 원형지정의 방식도 개인이 따라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업을 갖고 있으면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는 여유 있는 사람이나 직업있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원형지정은 주식에 '올인'해야 하는 전업투자자들이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매매하는 것입니다.
가치투자의 약점을 보완하려면 한 종목이 아닌 포트폴리오로 메꿀 수 있는 투자를 하면 됩니다. 전략적인 배분을 통해 가치투자를 해야 합니다. 개인들은 저나 원형지정 방식 모두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있는 사람들은 제 방식이 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형지정=개인투자자에게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를 접목시켰으면 합니다. 김 대표는 적절한 분석과 분할매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치에 대해 공부를 하되 수급과 가격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매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회= 가치투자 관점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요?
▶김 대표= 현재는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원형지정과 같은 개인투자자로 인해 수혜도 입고 있습니다. 다우기술은 본업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자산가치주인 성창기업지주입니다. 토지보상이 12월에 나옵니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정도인 회사에 현금 2500억원이 들어옵니다. 증권주 중에서는 대우증권 우선주도 배당주로 유망합니다. 가치투자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입니다.
▶원형지정= 다우기술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안 사는 이유는 가격차트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가치 수렴시에는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저는 그 때를 모릅니다.
그래서는 저는 눈으로 보고 삽니다.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삽니다. 강남 아파트는 학군 프리미엄이 있지 않습니까? 방향성을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방향성이 나오기 위해서는 돈이 있는 사람, 즉 모멘텀 투자자가 와서 붙어줘야 주가가 오릅니다. 승자의 게임은 돈 있는 사람의 논리입니다. 저는 1차적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를 샀습니다.
▶사회=두 분의 차이점을 '가치'와 '가격'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김 대표= 가치를 본인이 분석해 봐야 합니다. 본인이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에 신뢰를 담는 수량 자체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가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적립식으로 천천히 뭍어갈 수 있다면 개인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원형지정=일반인들이 주식투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승산이 없습니다. 이기는 방법은 현금을 쥐고 있다가 대세상승장에 들어와야 하는데 문제는 그 시점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도 2007년에 절망해서 모든 것을 걸었던 것입니다.
저는 정 들어오고 싶다면 분석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금을 갖고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사서 기다리지 말고 현금 보유기간을 길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기가 직접 투자해 적은 돈으로 이겼던 구간이 있다면 현금을 가지고 그 조건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합니다.
▶사회= 하반기 주식시장 장세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김 대표= 과거 경제 위기 때를 보면 경제 대공황 시절에도 회복하는데 3개월이 걸렸고, 외환위기 시절에는 18개월이 소요됐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12~14개월째입니다. 주식저점은 확인됐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GDP(국내총생산)의 6%를 투자했습니다. 그에 따라 통화량이 증가했습니다.우리나라나 미국같은 경우 총 유동성(M2)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M2가 올랐습니다. 경제지표들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가는 동조화(커플링)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등에서 수혜를 볼 것입니다. 인도 중국이 우리나라 가까이 있다는 게 행복한 일입니다.
하반기에 강하게 상승할 것입니다. 주식을 한 달안에 담아야할 시기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800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기간이 짧아 전고점인 2000보다 20%할인된 지수대까지는 갈겁니다.
▶원형지정= 지난 5월과 6월 답답했습니다. 5월에는 손실을 좀 봤고 6월은 관망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매수권역에는 들어왔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주도주가 필요합니다. 현재 매수에 동참한 종목은 대형 IT주 중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정도입니다. 금융주 중에서는 은행주를 사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1500대까지 강력한 매물대가 있는 구간이어서 현재까지 지지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소화과정을 거쳐 1700∼1750까지는 무조건 간다고 봅니다.
정리=한경닷컴 변관열ㆍ오정민 기자 bky@hankyung.com
사진=한경닷컴 김기현 기자 k2h@hankyung.com"요즘 원형지정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전업투자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큰일 아닙니까?" (김정환 밸류25 대표)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데 가치주라고 마냥 사서 세월만 낚고 있으면 되는 겁니까? 리스크(위험)가 너무 커요"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
'언중유골'(言中有骨)
'슈퍼개미' 김정환(40) 밸류25 대표와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씨(49)는 수인사를 나눈 직후부터 서로 뼈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긴장감을 높여 갔다. 치고받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혀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슈퍼개미 열전 시리즈를 책으로 묶은 '슈퍼개미의 투자비밀'(한국경제신문 발간) 출간 한 달에 맞춰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7층 영상회의실에서 가치투자와 단기매매로 돈을 번 두 슈퍼개미와 함께 '가치주'에 대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가치투자로만 1만7000%의 수익률을 거둔 김정환 대표. 주식을 들고 있으면 무조건 패한다는 철칙을 가진 원형지정 황호철씨. 동이 서에서 먼 것 처럼 투자기법이 서로 정반대인 가치투자 대가와 단기매매 최고수가 만나 한판 전쟁을 벌인 것이다.
가치투자의 귀재 김정환 대표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추세 추종형 매매를 고수하는 '스윙어' 황호철씨의 가치주 논쟁은 이렇게 열기를 더해갔다.
하지만 이들의 날선 공방은 자신들의 전부와도 같은 투자철학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결국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수준 높은 경지의 대화로 수렴했다.
주식투자의 정도(正道)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투자철학과 경험은 최근 갈길 몰라 헤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작은 나침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최명수 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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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치주라고?
가치주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첫 질문에 김정환 대표는 "아파트를 살때 3.3제곱미터에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하듯 주식도 주당 얼마에 살까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불할 금액보다 그 값어치가 더 싸면 가치주"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청산가치와 자산가치, 배당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부동산, 유가증권 등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자산주 등이 가치주라는 얘기다.
하지만 '원형지정' 황호철씨는 "(장부조작 등 때문에)현재가치도 정확하게 모르는데 어떻게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토론회장 공기는 싸늘해졌고 냉기마저 감돌았다. 팽팽한 긴장감을 깨뜨린 것은 목이 타오른 토론자들이 앞에 놓인 식수병 마개를 비틀어 여는 소리 정도였다.
황씨는 "가치주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현재와 미래가치를 따져서 특정 종목을 선점하기는 어렵다"며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6년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다니는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팔아야 한다고 귀띔하길래 알아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됐었다"며 "회계부정이 다반사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설령 재무제표와 과거 실적, 자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치주로 판단해 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누군가 가격을 끌어 올려야 수익이 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내재가치가 이런 수급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예로 들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황호철씨가 말한대로 누군가 (주가를)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을 사면 된다"며 "삼천리자전거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자전거 테마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기방어적 성격과 저평가돼 있는 상황 등을 판단해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황씨는 "삼천리자전거는 (가치주가 아니라) 테마주여서 나도 매매를 했다"며 "하지만 주식은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폭탄돌리기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개인들은 손해보게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성장가치 상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까지 갈수 있다고 판단했고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었다"며 "황호철씨는 거래량이 만들어질 때 투자하지만 저는 거래량이 적을 때 선취매하는 스타일이어서 투자 유형이 서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3개월 이상을 보지 못한다"며 "실제 제대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치'와 '가격'이 만나야
그렇다면 가치주 투자와 단기매매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김 대표는 "분식회계나 부실채무 등 기업가치 평가요소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물론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런 가치투자를 보완하기 위해 한 종목이 아닌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 황호철씨처럼 단기매매나 스윙매매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그렇다면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호철씨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 방식을 접목을 시켰으면 한다"며 "김 대표와 같이 적절한 분석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 변화와 거래량 등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진정한 가치주로 다우기술, 성창기업지주, 대우증권 우량주를 꼽았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키움증권의 주가가 치솟고 있고 다우기술 역시 본업에 충실하고 있어 모두 가치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자산가치 측면에서 성창기업지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 회사에 12월에 토지보상금으로만 2500억원 정도가 들어오는 만큼 자산가치 측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우선주는 기존의 배당성향으로 볼때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황호철씨는 "다우기술이 좋은 종목이라는 것은 알지만 매수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IT주를 매수했다"며 "이는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코스피 지수 1700~1800 예상
매매 스타일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두 슈퍼개미들은 하반기 장세 전망에서는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김정환 대표는 "하반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강하게 상승할 것인 만큼 한달 안에 주식을 사 담아야 할 시기"라며 "코스피 지수는 연말까지 남아 있는 기간이 짧은 만큼 2000포인트보다 20% 할인한 1800대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살아나고 있고 경제지표들도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중국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유동성 장세를 넘어 강한 상승구간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호철씨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코스피 지수도 가격으로 치환해 보면 1400대에서 월봉 양봉이 나왔다"며 "어쨌든 매수권역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고 한번은 오버슈팅(과열단계) 구간이 나온 뒤 또 한번 폭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대 분석을 할 경우 코스피 지수 1450∼1500대는 강력한 매물대가 있지만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1700∼1750까지는 무조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의 한마디
김정환 대표는 "가치를 자신이 직접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을 신뢰하고 매수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며 "직접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치주라고 판단된다면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처럼 묻어 가는 투자방법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이야기다.
황호철씨는 "대세상승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투식투자자라면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대세상승장인지 아닌지는 지나봐야 안다"며 "이처럼 개인투자자는 분석의 한계가 있는 만큼 주식보다는 현금을 쥐고 있는 시간을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형지정 황호철은 1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동 하나대투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리는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에서 '3초 승부사의 매매기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김정환 대표는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가치투자와 테마주'란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는 한경닷컴(www.hankyung.com) 사이트에서 등록하거나 현장에서 등록하면 참가할 수 있다.
다음은 황호철 김정환씨의 대담 전문.
▶사회= 두 분의 가치주에 대한 시각을 알고 싶습니다. 가치주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김정환 대표= 가치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봅니다. 청산가치, 자산가치, 배당가치입니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실물, 유가증권 등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회사들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회사가 가치주입니다. 아파트도 3.3평방미터 당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계산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당 얼마를 지불할 것이냐, 즉 지불할 금액보다 더 싸다면 가치주입니다.
▶원형지정=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많이 생각합니다. 주식이 모든 정보가 가격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 입문 당시 삼성전자로 실패를 봤습니다. 삼성전자 한 주를 60만원대에 샀습니다. 2004년 당시 주가수익비율(PER)도 얘기하고 가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120만원까지 간다고 해서 산 겁니다. 나중에 39만원까지 떨어지면서 가치주를 버린 계기가 됐습니다.
2006년에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근무하는 알고 있던 동생이 큰일 났다는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알고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된 것이었습니다.
현재가치도 모르면서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개인이 현재, 미래가치를 따져서 선점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가치투자를 안하는 것은 아니고 부도 안날 종목 위주로 삽니다.
주도적인 매수자가 있고 살만한 주식이 되느냐를 따집니다. 가치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사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가치주 투자는 현재가치와 내재가치를 따져 괴리율과 수익성을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 놓아야 합니다. 현재 가치나 내재가치를 보고 매수 주도세력이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때문입니다.
▶사회=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로 유명해졌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삼천리자전거가 가치주라 생각했습니까?
▶김 대표= 원형지정이 말한대로 누군가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이 삼천리자전거였습니다. 삼천리자전거는 3년전 부터 매입했다 현재는 팔고 없습니다.
정부정책이 자전거에 유리한 방향으로 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어젠가는 뜨게 되어 있었던 겁니다. 웰빙도시, 공영자전거 이런 측면에서 말입니다. 경기고점에서 삼천리자전거는 언제나 경기방어적 강점이 있습니다. 삼천리자전거 매수 관점은 '현재의 저평가주'이고 현재 재무제표 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대량 매수했던 것입니다.
▶원형지정=동의할 수 없습니다. 8000~9000원에 저도 샀었습니다. 그런데 유상증자하고 떨어져 손절해야 했고, 다시 1만4000원에 들어가 2만원에 팔고 나왔습니다. 당시 저는 삼천리자전거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샀습니다. 하지만 시장관점에서 보면 주식은 폭탄돌리기 게임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국 손해보게 돼 있습니다.
저는 현금론자입니다. 주식을 갖고있어도 팔아야 현금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주식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지표와 그 시대의 테마, 거래량을 봐야 합니다.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가치주로 봤지만 저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매매를 했습니다.
▶사회=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의 어떤 가치를 높이 평가했나요?
▶김 대표=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 돌파하는 등 실적이 증가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당시 배당율도 5%였습니다. 자산가치도 공장매각으로 현금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지금 들어가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형지정은 거래량을 만들 때 들어가지만 저는 거래량이 거의 없을 때, 즉 선취매하고 남들이 몰랐을 때 먼저 들어간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투자 유형이 다릅니다.
▶원형지정= 그러나 가치주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게 사실아닙니까? 한 두 푼도 아니고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판단이 옳은지 여부를 모릅니다.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줘야 합니다. 저도 주식 매수 시 지분 분포 등을 다 따집니다. 자사주 여부까지 파악하고 들어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주식을 쥐고 있다면 특정 매집자들이 끌어올리는데 고점가면 물량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0~20%를 샀다면 자신이 거래량을 일으키며 빠져 나와야 합니다.
저는 3개월 이상 보지 못합니다. 최근에도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돼 주가가 빠졌는데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을 어떻게 알수 있습니까?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통찰력이 없습니다.
필요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보지만 이는 참고 기준일 뿐입니다. 매매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부의 특정 소수 전문가나 내부자를 끼지 않고는 그 회사 내막을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다른 것은 안보지만 어음발행 현황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봅니다. 이렇게 각종 지표와 증권사 분석보고서 등을 보고 괜찮은 종목이라고 생각되면 거래량이 일어나면서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을 삽니다.
▶사회= 회계부정이나 부정확한 재무제표를 믿을 수 있느냐는 반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 대표=그럴수 있습니다. 분식회계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자산가치주는 새로운 자산가치, 이를 테면 영업쪽에 사용하지 않는 토지 등이 실제로 용도 변경으로 상업용으로 바뀌어 있거나 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부실채무나 어음 등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가치투자도 힘들지만 원형지정의 방식도 개인이 따라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업을 갖고 있으면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는 여유 있는 사람이나 직업있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원형지정은 주식에 '올인'해야 하는 전업투자자들이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매매하는 것입니다.
가치투자의 약점을 보완하려면 한 종목이 아닌 포트폴리오로 메꿀 수 있는 투자를 하면 됩니다. 전략적인 배분을 통해 가치투자를 해야 합니다. 개인들은 저나 원형지정 방식 모두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있는 사람들은 제 방식이 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형지정=개인투자자에게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를 접목시켰으면 합니다. 김 대표는 적절한 분석과 분할매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치에 대해 공부를 하되 수급과 가격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매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회= 가치투자 관점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요?
▶김 대표= 현재는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원형지정과 같은 개인투자자로 인해 수혜도 입고 있습니다. 다우기술은 본업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자산가치주인 성창기업지주입니다. 토지보상이 12월에 나옵니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정도인 회사에 현금 2500억원이 들어옵니다. 증권주 중에서는 대우증권 우선주도 배당주로 유망합니다. 가치투자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입니다.
▶원형지정= 다우기술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안 사는 이유는 가격차트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가치 수렴시에는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저는 그 때를 모릅니다.
그래서는 저는 눈으로 보고 삽니다.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삽니다. 강남 아파트는 학군 프리미엄이 있지 않습니까? 방향성을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방향성이 나오기 위해서는 돈이 있는 사람, 즉 모멘텀 투자자가 와서 붙어줘야 주가가 오릅니다. 승자의 게임은 돈 있는 사람의 논리입니다. 저는 1차적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를 샀습니다.
▶사회=두 분의 차이점을 '가치'와 '가격'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김 대표= 가치를 본인이 분석해 봐야 합니다. 본인이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에 신뢰를 담는 수량 자체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가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적립식으로 천천히 뭍어갈 수 있다면 개인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원형지정=일반인들이 주식투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승산이 없습니다. 이기는 방법은 현금을 쥐고 있다가 대세상승장에 들어와야 하는데 문제는 그 시점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도 2007년에 절망해서 모든 것을 걸었던 것입니다.
저는 정 들어오고 싶다면 분석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금을 갖고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사서 기다리지 말고 현금 보유기간을 길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기가 직접 투자해 적은 돈으로 이겼던 구간이 있다면 현금을 가지고 그 조건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합니다.
▶사회= 하반기 주식시장 장세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김 대표= 과거 경제 위기 때를 보면 경제 대공황 시절에도 회복하는데 3개월이 걸렸고, 외환위기 시절에는 18개월이 소요됐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12~14개월째입니다. 주식저점은 확인됐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GDP(국내총생산)의 6%를 투자했습니다. 그에 따라 통화량이 증가했습니다.우리나라나 미국같은 경우 총 유동성(M2)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M2가 올랐습니다. 경제지표들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가는 동조화(커플링)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등에서 수혜를 볼 것입니다. 인도 중국이 우리나라 가까이 있다는 게 행복한 일입니다.
하반기에 강하게 상승할 것입니다. 주식을 한 달안에 담아야할 시기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800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기간이 짧아 전고점인 2000보다 20%할인된 지수대까지는 갈겁니다.
▶원형지정= 지난 5월과 6월 답답했습니다. 5월에는 손실을 좀 봤고 6월은 관망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매수권역에는 들어왔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주도주가 필요합니다. 현재 매수에 동참한 종목은 대형 IT주 중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정도입니다. 금융주 중에서는 은행주를 사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1500대까지 강력한 매물대가 있는 구간이어서 현재까지 지지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소화과정을 거쳐 1700∼1750까지는 무조건 간다고 봅니다.
정리=한경닷컴 변관열ㆍ오정민 기자 bky@hankyung.com
사진=한경닷컴 김기현 기자 k2h@hankyung.com"요즘 원형지정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전업투자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큰일 아닙니까?" (김정환 밸류25 대표)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데 가치주라고 마냥 사서 세월만 낚고 있으면 되는 겁니까? 리스크(위험)가 너무 커요"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
'언중유골'(言中有骨)
'슈퍼개미' 김정환(40) 밸류25 대표와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씨(49)는 수인사를 나눈 직후부터 서로 뼈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긴장감을 높여 갔다. 치고받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혀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슈퍼개미 열전 시리즈를 책으로 묶은 '슈퍼개미의 투자비밀'(한국경제신문 발간) 출간 한 달에 맞춰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7층 영상회의실에서 가치투자와 단기매매로 돈을 번 두 슈퍼개미와 함께 '가치주'에 대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가치투자로만 1만7000%의 수익률을 거둔 김정환 대표. 주식을 들고 있으면 무조건 패한다는 철칙을 가진 원형지정 황호철씨. 동이 서에서 먼 것 처럼 투자기법이 서로 정반대인 가치투자 대가와 단기매매 최고수가 만나 한판 전쟁을 벌인 것이다.
가치투자의 귀재 김정환 대표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추세 추종형 매매를 고수하는 '스윙어' 황호철씨의 가치주 논쟁은 이렇게 열기를 더해갔다.
하지만 이들의 날선 공방은 자신들의 전부와도 같은 투자철학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결국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수준 높은 경지의 대화로 수렴했다.
주식투자의 정도(正道)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투자철학과 경험은 최근 갈길 몰라 헤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작은 나침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최명수 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가 가치주라고?
가치주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첫 질문에 김정환 대표는 "아파트를 살때 3.3제곱미터에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하듯 주식도 주당 얼마에 살까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불할 금액보다 그 값어치가 더 싸면 가치주"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청산가치와 자산가치, 배당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부동산, 유가증권 등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자산주 등이 가치주라는 얘기다.
하지만 '원형지정' 황호철씨는 "(장부조작 등 때문에)현재가치도 정확하게 모르는데 어떻게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토론회장 공기는 싸늘해졌고 냉기마저 감돌았다. 팽팽한 긴장감을 깨뜨린 것은 목이 타오른 토론자들이 앞에 놓인 식수병 마개를 비틀어 여는 소리 정도였다.
황씨는 "가치주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현재와 미래가치를 따져서 특정 종목을 선점하기는 어렵다"며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6년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다니는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팔아야 한다고 귀띔하길래 알아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됐었다"며 "회계부정이 다반사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설령 재무제표와 과거 실적, 자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치주로 판단해 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누군가 가격을 끌어 올려야 수익이 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내재가치가 이런 수급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예로 들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황호철씨가 말한대로 누군가 (주가를)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을 사면 된다"며 "삼천리자전거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자전거 테마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기방어적 성격과 저평가돼 있는 상황 등을 판단해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황씨는 "삼천리자전거는 (가치주가 아니라) 테마주여서 나도 매매를 했다"며 "하지만 주식은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폭탄돌리기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개인들은 손해보게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성장가치 상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까지 갈수 있다고 판단했고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었다"며 "황호철씨는 거래량이 만들어질 때 투자하지만 저는 거래량이 적을 때 선취매하는 스타일이어서 투자 유형이 서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3개월 이상을 보지 못한다"며 "실제 제대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치'와 '가격'이 만나야
그렇다면 가치주 투자와 단기매매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김 대표는 "분식회계나 부실채무 등 기업가치 평가요소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물론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런 가치투자를 보완하기 위해 한 종목이 아닌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 황호철씨처럼 단기매매나 스윙매매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그렇다면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호철씨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 방식을 접목을 시켰으면 한다"며 "김 대표와 같이 적절한 분석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 변화와 거래량 등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진정한 가치주로 다우기술, 성창기업지주, 대우증권 우량주를 꼽았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키움증권의 주가가 치솟고 있고 다우기술 역시 본업에 충실하고 있어 모두 가치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자산가치 측면에서 성창기업지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 회사에 12월에 토지보상금으로만 2500억원 정도가 들어오는 만큼 자산가치 측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우선주는 기존의 배당성향으로 볼때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황호철씨는 "다우기술이 좋은 종목이라는 것은 알지만 매수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IT주를 매수했다"며 "이는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코스피 지수 1700~1800 예상
매매 스타일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두 슈퍼개미들은 하반기 장세 전망에서는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김정환 대표는 "하반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강하게 상승할 것인 만큼 한달 안에 주식을 사 담아야 할 시기"라며 "코스피 지수는 연말까지 남아 있는 기간이 짧은 만큼 2000포인트보다 20% 할인한 1800대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살아나고 있고 경제지표들도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중국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유동성 장세를 넘어 강한 상승구간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호철씨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코스피 지수도 가격으로 치환해 보면 1400대에서 월봉 양봉이 나왔다"며 "어쨌든 매수권역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고 한번은 오버슈팅(과열단계) 구간이 나온 뒤 또 한번 폭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대 분석을 할 경우 코스피 지수 1450∼1500대는 강력한 매물대가 있지만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1700∼1750까지는 무조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의 한마디
김정환 대표는 "가치를 자신이 직접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을 신뢰하고 매수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며 "직접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치주라고 판단된다면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처럼 묻어 가는 투자방법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이야기다.
황호철씨는 "대세상승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투식투자자라면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대세상승장인지 아닌지는 지나봐야 안다"며 "이처럼 개인투자자는 분석의 한계가 있는 만큼 주식보다는 현금을 쥐고 있는 시간을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형지정 황호철은 1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동 하나대투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리는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에서 '3초 승부사의 매매기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김정환 대표는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가치투자와 테마주'란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릴레이 강연회는 한경닷컴(www.hankyung.com) 사이트에서 등록하거나 현장에서 등록하면 참가할 수 있다.
다음은 황호철 김정환씨의 대담 전문.
▶사회= 두 분의 가치주에 대한 시각을 알고 싶습니다. 가치주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김정환 대표= 가치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봅니다. 청산가치, 자산가치, 배당가치입니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실물, 유가증권 등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회사들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회사가 가치주입니다. 아파트도 3.3평방미터 당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계산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당 얼마를 지불할 것이냐, 즉 지불할 금액보다 더 싸다면 가치주입니다.
▶원형지정=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많이 생각합니다. 주식이 모든 정보가 가격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 입문 당시 삼성전자로 실패를 봤습니다. 삼성전자 한 주를 60만원대에 샀습니다. 2004년 당시 주가수익비율(PER)도 얘기하고 가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120만원까지 간다고 해서 산 겁니다. 나중에 39만원까지 떨어지면서 가치주를 버린 계기가 됐습니다.
2006년에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근무하는 알고 있던 동생이 큰일 났다는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알고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된 것이었습니다.
현재가치도 모르면서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개인이 현재, 미래가치를 따져서 선점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가치투자를 안하는 것은 아니고 부도 안날 종목 위주로 삽니다.
주도적인 매수자가 있고 살만한 주식이 되느냐를 따집니다. 가치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사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가치주 투자는 현재가치와 내재가치를 따져 괴리율과 수익성을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 놓아야 합니다. 현재 가치나 내재가치를 보고 매수 주도세력이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때문입니다.
▶사회=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로 유명해졌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삼천리자전거가 가치주라 생각했습니까?
▶김 대표= 원형지정이 말한대로 누군가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이 삼천리자전거였습니다. 삼천리자전거는 3년전 부터 매입했다 현재는 팔고 없습니다.
정부정책이 자전거에 유리한 방향으로 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어젠가는 뜨게 되어 있었던 겁니다. 웰빙도시, 공영자전거 이런 측면에서 말입니다. 경기고점에서 삼천리자전거는 언제나 경기방어적 강점이 있습니다. 삼천리자전거 매수 관점은 '현재의 저평가주'이고 현재 재무제표 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대량 매수했던 것입니다.
▶원형지정=동의할 수 없습니다. 8000~9000원에 저도 샀었습니다. 그런데 유상증자하고 떨어져 손절해야 했고, 다시 1만4000원에 들어가 2만원에 팔고 나왔습니다. 당시 저는 삼천리자전거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샀습니다. 하지만 시장관점에서 보면 주식은 폭탄돌리기 게임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국 손해보게 돼 있습니다.
저는 현금론자입니다. 주식을 갖고있어도 팔아야 현금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주식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지표와 그 시대의 테마, 거래량을 봐야 합니다.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가치주로 봤지만 저는 테마주이기 때문에 매매를 했습니다.
▶사회= 김 대표는 삼천리자전거의 어떤 가치를 높이 평가했나요?
▶김 대표=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 돌파하는 등 실적이 증가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당시 배당율도 5%였습니다. 자산가치도 공장매각으로 현금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지금 들어가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형지정은 거래량을 만들 때 들어가지만 저는 거래량이 거의 없을 때, 즉 선취매하고 남들이 몰랐을 때 먼저 들어간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투자 유형이 다릅니다.
▶원형지정= 그러나 가치주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게 사실아닙니까? 한 두 푼도 아니고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판단이 옳은지 여부를 모릅니다.
누군가는 (주가를) 올려줘야 합니다. 저도 주식 매수 시 지분 분포 등을 다 따집니다. 자사주 여부까지 파악하고 들어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주식을 쥐고 있다면 특정 매집자들이 끌어올리는데 고점가면 물량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0~20%를 샀다면 자신이 거래량을 일으키며 빠져 나와야 합니다.
저는 3개월 이상 보지 못합니다. 최근에도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돼 주가가 빠졌는데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을 어떻게 알수 있습니까?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통찰력이 없습니다.
필요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보지만 이는 참고 기준일 뿐입니다. 매매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부의 특정 소수 전문가나 내부자를 끼지 않고는 그 회사 내막을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다른 것은 안보지만 어음발행 현황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봅니다. 이렇게 각종 지표와 증권사 분석보고서 등을 보고 괜찮은 종목이라고 생각되면 거래량이 일어나면서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을 삽니다.
▶사회= 회계부정이나 부정확한 재무제표를 믿을 수 있느냐는 반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 대표=그럴수 있습니다. 분식회계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자산가치주는 새로운 자산가치, 이를 테면 영업쪽에 사용하지 않는 토지 등이 실제로 용도 변경으로 상업용으로 바뀌어 있거나 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부실채무나 어음 등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가치투자도 힘들지만 원형지정의 방식도 개인이 따라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업을 갖고 있으면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는 여유 있는 사람이나 직업있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원형지정은 주식에 '올인'해야 하는 전업투자자들이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매매하는 것입니다.
가치투자의 약점을 보완하려면 한 종목이 아닌 포트폴리오로 메꿀 수 있는 투자를 하면 됩니다. 전략적인 배분을 통해 가치투자를 해야 합니다. 개인들은 저나 원형지정 방식 모두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있는 사람들은 제 방식이 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형지정=개인투자자에게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를 접목시켰으면 합니다. 김 대표는 적절한 분석과 분할매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치에 대해 공부를 하되 수급과 가격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매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회= 가치투자 관점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요?
▶김 대표= 현재는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원형지정과 같은 개인투자자로 인해 수혜도 입고 있습니다. 다우기술은 본업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자산가치주인 성창기업지주입니다. 토지보상이 12월에 나옵니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정도인 회사에 현금 2500억원이 들어옵니다. 증권주 중에서는 대우증권 우선주도 배당주로 유망합니다. 가치투자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입니다.
▶원형지정= 다우기술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안 사는 이유는 가격차트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가치 수렴시에는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저는 그 때를 모릅니다.
그래서는 저는 눈으로 보고 삽니다.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삽니다. 강남 아파트는 학군 프리미엄이 있지 않습니까? 방향성을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방향성이 나오기 위해서는 돈이 있는 사람, 즉 모멘텀 투자자가 와서 붙어줘야 주가가 오릅니다. 승자의 게임은 돈 있는 사람의 논리입니다. 저는 1차적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를 샀습니다.
▶사회=두 분의 차이점을 '가치'와 '가격'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김 대표= 가치를 본인이 분석해 봐야 합니다. 본인이 분석하지 않으면 그 종목에 신뢰를 담는 수량 자체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가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시간을 죽이는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현금흐름을 일으키면서 적립식으로 천천히 뭍어갈 수 있다면 개인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원형지정=일반인들이 주식투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승산이 없습니다. 이기는 방법은 현금을 쥐고 있다가 대세상승장에 들어와야 하는데 문제는 그 시점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도 2007년에 절망해서 모든 것을 걸었던 것입니다.
저는 정 들어오고 싶다면 분석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금을 갖고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사서 기다리지 말고 현금 보유기간을 길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기가 직접 투자해 적은 돈으로 이겼던 구간이 있다면 현금을 가지고 그 조건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합니다.
▶사회= 하반기 주식시장 장세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김 대표= 과거 경제 위기 때를 보면 경제 대공황 시절에도 회복하는데 3개월이 걸렸고, 외환위기 시절에는 18개월이 소요됐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12~14개월째입니다. 주식저점은 확인됐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GDP(국내총생산)의 6%를 투자했습니다. 그에 따라 통화량이 증가했습니다.우리나라나 미국같은 경우 총 유동성(M2)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M2가 올랐습니다. 경제지표들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가는 동조화(커플링)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등에서 수혜를 볼 것입니다. 인도 중국이 우리나라 가까이 있다는 게 행복한 일입니다.
하반기에 강하게 상승할 것입니다. 주식을 한 달안에 담아야할 시기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800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기간이 짧아 전고점인 2000보다 20%할인된 지수대까지는 갈겁니다.
▶원형지정= 지난 5월과 6월 답답했습니다. 5월에는 손실을 좀 봤고 6월은 관망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격 기준으로 볼때 매수권역에는 들어왔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주도주가 필요합니다. 현재 매수에 동참한 종목은 대형 IT주 중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정도입니다. 금융주 중에서는 은행주를 사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1500대까지 강력한 매물대가 있는 구간이어서 현재까지 지지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소화과정을 거쳐 1700∼1750까지는 무조건 간다고 봅니다.
정리=한경닷컴 변관열ㆍ오정민 기자 bky@hankyung.com
사진=한경닷컴 김기현 기자 k2h@hankyung.com"요즘 원형지정 때문에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전업투자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큰일 아닙니까?" (김정환 밸류25 대표)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데 가치주라고 마냥 사서 세월만 낚고 있으면 되는 겁니까? 리스크(위험)가 너무 커요"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
'언중유골'(言中有骨)
'슈퍼개미' 김정환(40) 밸류25 대표와 3초의 승부사 '원형지정' 황호철씨(49)는 수인사를 나눈 직후부터 서로 뼈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긴장감을 높여 갔다. 치고받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혀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슈퍼개미 열전 시리즈를 책으로 묶은 '슈퍼개미의 투자비밀'(한국경제신문 발간) 출간 한 달에 맞춰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7층 영상회의실에서 가치투자와 단기매매로 돈을 번 두 슈퍼개미와 함께 '가치주'에 대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가치투자로만 1만7000%의 수익률을 거둔 김정환 대표. 주식을 들고 있으면 무조건 패한다는 철칙을 가진 원형지정 황호철씨. 동이 서에서 먼 것 처럼 투자기법이 서로 정반대인 가치투자 대가와 단기매매 최고수가 만나 한판 전쟁을 벌인 것이다.
가치투자의 귀재 김정환 대표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추세 추종형 매매를 고수하는 '스윙어' 황호철씨의 가치주 논쟁은 이렇게 열기를 더해갔다.
하지만 이들의 날선 공방은 자신들의 전부와도 같은 투자철학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결국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수준 높은 경지의 대화로 수렴했다.
주식투자의 정도(正道)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투자철학과 경험은 최근 갈길 몰라 헤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작은 나침반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최명수 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가 가치주라고?
가치주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첫 질문에 김정환 대표는 "아파트를 살때 3.3제곱미터에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하듯 주식도 주당 얼마에 살까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불할 금액보다 그 값어치가 더 싸면 가치주"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청산가치와 자산가치, 배당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부동산, 유가증권 등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적은 자산주 등이 가치주라는 얘기다.
하지만 '원형지정' 황호철씨는 "(장부조작 등 때문에)현재가치도 정확하게 모르는데 어떻게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토론회장 공기는 싸늘해졌고 냉기마저 감돌았다. 팽팽한 긴장감을 깨뜨린 것은 목이 타오른 토론자들이 앞에 놓인 식수병 마개를 비틀어 여는 소리 정도였다.
황씨는 "가치주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현재와 미래가치를 따져서 특정 종목을 선점하기는 어렵다"며 "가치를 떠나서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6년 D그룹 관련주를 샀는데 세무서에 다니는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팔아야 한다고 귀띔하길래 알아보니 분식회계가 적발됐었다"며 "회계부정이 다반사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설령 재무제표와 과거 실적, 자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치주로 판단해 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누군가 가격을 끌어 올려야 수익이 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내재가치가 이런 수급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환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를 예로 들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황호철씨가 말한대로 누군가 (주가를) 올려줘야 되는데 누군가 올려줄 수 있는 주식, 즉 이슈화 될 수 있는 '끼'가 있는 종목을 사면 된다"며 "삼천리자전거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자전거 테마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기방어적 성격과 저평가돼 있는 상황 등을 판단해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황씨는 "삼천리자전거는 (가치주가 아니라) 테마주여서 나도 매매를 했다"며 "하지만 주식은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폭탄돌리기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개인들은 손해보게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성장가치 상 우리나라 자전거 점유율이 55%, 100만대까지 갈수 있다고 판단했고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옮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었다"며 "황호철씨는 거래량이 만들어질 때 투자하지만 저는 거래량이 적을 때 선취매하는 스타일이어서 투자 유형이 서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호철씨는 "김 대표 같이 미래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3개월 이상을 보지 못한다"며 "실제 제대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치'와 '가격'이 만나야
그렇다면 가치주 투자와 단기매매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김 대표는 "분식회계나 부실채무 등 기업가치 평가요소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물론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런 가치투자를 보완하기 위해 한 종목이 아닌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 황호철씨처럼 단기매매나 스윙매매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그렇다면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호철씨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가치투자가 유효하지만 가격투자 방식을 접목을 시켰으면 한다"며 "김 대표와 같이 적절한 분석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 변화와 거래량 등 수급이 일어나는 시점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진정한 가치주로 다우기술, 성창기업지주, 대우증권 우량주를 꼽았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은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키움증권의 주가가 치솟고 있고 다우기술 역시 본업에 충실하고 있어 모두 가치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자산가치 측면에서 성창기업지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 회사에 12월에 토지보상금으로만 2500억원 정도가 들어오는 만큼 자산가치 측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우선주는 기존의 배당성향으로 볼때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황호철씨는 "다우기술이 좋은 종목이라는 것은 알지만 매수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IT주를 매수했다"며 "이는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중 략 )
정리=한경닷컴 변관열ㆍ오정민 기자 bky@hankyung.com
사진=한경닷컴 김기현 기자 k2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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