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투자를 하면서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현금을 찍어내듯이 돈을 벌어주는 기계 즉, '현금 복사기'를 찾지만, 그러한 성배(holy grail)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어쩌면 투자의 세계에서는 모든 게 변하며, 투자에 적용하는 어떤 방법이나 기법도 그 수명이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어떤 투자 논리나 아이디어도 그 수명이 한시적이라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니 오히려 투자자로서는 이러한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할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투자의 세계에 적용될 수 있는 어떤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트레이더가 그 진리를 토대로 투자한다면 거래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시장이 사라지는 데 어찌 기뻐할 수만 있겠는가?
여기에 미래에 확실한 수익을 가져다 주는 가치주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투자에 참여하는 모든 자가 그 기업에 대해 동일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그 주식은 시장에서 거래될 수가 없게 된다. 모두가 사려고만 하고 팔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장에서 내가 맞니, 네가 맞니 아옹다옹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 더욱이 거창한 투자 아이디어 가지고 맞고 틀리는 문제를 가지고 다투는 것은 별 실익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직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판단이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유효하며, 언제 그 시각을 바꿔야 하는지가 관건일 뿐이다.
자원의 희소성이 경제학을 성립하게 하는 원천이라면, 판단의 한시성 또한 투자와 트레이딩을 성립하게 하는 원천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모든 것의 수명이 한시적이기에 그것의 가치가 더욱 값지게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한시적인 나의 생각과 판단을 소중히 여기자. 이 세상에 사는 한시적인 시간과 순간들에 대해서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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