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은 실천력이다.
우리는 투자를 성공적으로 잘 하고, 트레이딩을 잘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각종 정보를 모은다.
그런데 머리에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트레이딩은 어떤 기대수익을 얻기 위해 리스크를 감당하며 최종적으로 돈을 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즉, 트레이딩은 지식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실천의 영역인 것이다.
우리는 학창시절 시험을 보면 공부는 잘 하지 못하는데, 체육시간만 되면 운동장에서 펄펄 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다. 그는 몸이 움직이는 영역에서 발군의 재량을 발휘하는 자이었을 것이다.
트레이딩은 어떠한가? 운동처럼 강한 근육의 힘과 순발력을 요하지는 않지만, 매매 타이밍에 대한 빠른 판단력과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순발력, 그리고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상황이 바뀌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인내력, 상황이 바뀌었거나 판단이 바뀌면 투자에서 철수하거나 반대로 포지션을 전환할 수 있는 유연함 등이 요구될 것이다.
우리는 독서도, 운동도 꼭 필요한 것이라는 걸 알지만, 이를 꾸준히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이 투자나 트레이딩에 있어서도 머릿속에서는 어떤 판단이 들지만, 이를 실천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확신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으며, 생각과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연습과 훈련을 통하여 어떤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올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하고 준비시켜야 할 것이다.
흔히 단타 매매는 위험하고, 장기 투자는 안전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누가 장기를 알겠는가?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는 죽는다고 한 케인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장기투자 분야에서 둘째 가라고 하면 서러워 할 분야가 부동산 투자이다. 그 중에서도 건물보다는 땅 투자가 장기투자의 가장 전형적인 예다. 땅은 늘어나기도 쉽지 않고 소멸되지도 않으니 망할 염려가 거의 없다. 그러한 부동산 투자에서도 당대발복이라는 말이 있다. 장기적으로 아무리 좋은 곳에 투자했더라도 자기 대에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몇대 후손만이 그 덕을 본다면 그에게 무슨 이득이 있느냐는 의미인 것이다. 이와 같이 트레이딩의 세계에서는 말은 맞지만 실제로는 실익이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말은 맞지만, 타이밍은 맞지 않은 셈이다. 주식 투자, 특히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수십년 투자 기간 중에 단 며칠만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지 않아도 복리 수익의 기회를 놓쳐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어차피 수익실현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고 있다면 단기적으로 올랐다가 내린 것이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길래 시장의 모든 변동성을 온 몸으로 받아내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한 100년 이상 장기적으로 살아남은 기업이 거의 없고, 살아남은 기업이 많이 있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거의 산송장이나 다름없이 생명만 연장하고 있는 좀비기업이 태반이라고 한다. 가치투자를 위해 개별기업에 집중하자고 하면서도 장기투자 효과는 종합주가지수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가지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기업이 퇴출되고 새로 등장한 기업들로 채워져 구성된 사실상의 허상의 지표인 것이다.
막연한 미래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 또한 버블심리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100년 전부터 장투하고 있다면 매우 높은 복리의 수익을 올리고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관심사인데, 100년 전부터 장투하고 있다면 우마차 주식을 잔뜩 들고 있을지도 모들 일이다. 물론 성공적인 투자자라면 경제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잘 바꿀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위험과 고비에 맞딱뜨리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내 말의 요지는 나 자신조차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는 장기투자에 대해 뭐가 맞는지, 뭐가 옳은지를 놓고 논쟁하기 보다는 당장 내 손가락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에 트레이딩을 집중하자는 것이다. 당장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면서 어찌 한달 후, 일년 후, 심지어 수십년 후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겠는가? 그리고 투자의 성공 여부는 수익률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다음에 보자는 사람 안무서운 법이다. 장기투자든, 단기투자든 자기 상황과 성향에 맞는 방법을 골라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실패 확률을 낮추는 실천방법을 갈고닦는 것만이 트레이딩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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