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장을 관찰하다 보면 시장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로는 뚜벅뚜벅 여유로운 황소 걸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론 성난 곰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 마냥 거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어제는 먹구름 가득한 하늘에서 장대비를 쏟아내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맑은 날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떤 날은 미소를 머금은 슬픈 표정을 짓기도 하고, 웃는 모습 속에 눈물을 감추고 있기도 하다.
어떤 때는 하루에도 몇번씩 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장조와 단조의 표정을 지어 조울증에 걸린 게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번 주에는 오는 금요일 밤(한국시간 23시경)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의장 연설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우려가 재부각 되면서 월요일과 화요일 증시가 하락하였고, 수요일부터 반등 조짐을 보여 위클리 옵션만기일인 목요일 우리 시장은 이어지는 나스닥 반등 기조를 등에 업고 제법 큰폭으로 상승 마감하였다.
나는 어제까지 스윙 트레이딩을 마치고 다시 시스템을 걸어 두었는데 게으른 내 기계는 아직까지 매매 신호가 없다.
오늘 우리 낮장을 보면서 상승 움직임이 맞는데 이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마치 꿈 속을 헤매는 인셉션 마냥 이리 꼬이고 저리 꼬여 깔끔하게 일처리를 끝내고 성한 모습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마치 너무 멀리 와버린 나그네 마냥 이제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위로 올라가는 오른쪽 고갯길인지 비탈진 왼쪽 내리막길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가파른 구빗길을 올라갈지라도 저 언넉 너머에는 내리막길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만 같고, 내리막 비탈길을 내달리더라도 저 앞 길모퉁이를 돌고나면 또 금새라도 언덕길이 나타날 것만 같다.
자욱히 안개 낀 날씨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잠시 매매에서 손을 놓고 정자에 앉아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하고 명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문제일 뿐 기다리다 보면 안개는 걷히기 마련이다.
쉬는 것도 투자이고, 때로는 천천히 가는 길이 빠른 길이며, 세상에는 투자나 트레이딩 말고도 하고 싶고 해야 할 소중한 일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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