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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가가 될 것인가, 트레이더가 될 것인가?

투자이야기

by 세익 2022. 8. 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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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관심을 갖고 주식을 사는 순간 자신이 투자가의 입장에 설 것인지, 트레이더의 입장에 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주식을 사서 장기보유하겠다고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시장의 흔들기에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장기보유를 포기한 채 이 종목 저 종목 사고 팔기를 반복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투자에 성공하려면 경제와 투자에 관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향이 어떠한지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 자신이 꽤 참을성과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투자에 있어서는 결코 인내심이 강하지 못함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개인적 성향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에 대한 각종 지식이 나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투자와 거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점은 거시경제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경기에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크게 보아 호경기와 불경기가 존재하고, 정부의 금리정책, 재정정책과 결합하여 경기상승 초기 국면, 중기 국면, 후기 국면(정점)이 존재하고, 경기하강 초기 국면과 후기 국면이 존재한다.

 

주식시장은 실물경제보다 최소한 6개월 선행한다고 보기 때문에 상승과 하락 사이클의 형태는 실물경기 사이클과 유사하나, 그 시기는 실물경기보다 앞선다고 본다. 그리고 상승기가 초기, 중기, 후기의 국면이 있는 반면에, 하락기는 초기와 후기만 존재하고 중기가 없다. 그 이유는 하락은 그 여파가 광범위 한 대신에 기간이 상승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물론 V자 반등이 있는 반면에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U자 국면도 있어 경기 상황에 따라 기간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급락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국면일까? 아무리 좋은 지식도 현실에 적용하여 써먹을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요,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다.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회계공부를 한 다음에 투자할 기업을 고르는 중에 실적시즌 기간에 기업실적 발표가 신문에 난 것을 보고 실적이 제일 잘 나온 기업의 주식을 장 시작과 동시에 시장가로 매수했다가 잠시 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고꾸라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투자에 몇번 실패하다보면 실적에 대한 전망과 투자심리 등 모든 정보가 차트에 반영된다고 보고 차트분석 신봉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떤 정보나 지식도 그 가치에는 일정한 수명이 있기에 매일 시장을 눈앞에 두고 고민을 하게 된다.

 

지금의 경제와 시장 국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글이 좀 옆길로 샜다. 그렇다고 그런 논의가 시장 국면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투자와 트레이딩은 시장을 이해하고, 시장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끊임없는 과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국면을 이해하려면, 최근 지나온 과거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2019년 말부터 Covid-19 유행의 여파로 세계 경제는 침체 위기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에 따라 2020년 초 주식시장은 급락하였으나, 하락기간은 단기간에 그치고, 미 연준의 대폭적인 금리인하 조치와 함께 주식시장은 급반등하면서 유동성 장세를 이끌었다. 어쩌면 경기보다도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장에 유통되는 화폐의 양 즉, 돈의 힘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1년 남짓 지속된 후 2021년 하반기부터는 금리인하 조치와 함께 시중에 풀었던 돈을 금리인상을 통하여 회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하락으로 반전되었고, 주가 급락 패턴은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되었다.

그리고 '22년 6월과 7월 미 연준이 연속해서 0.75% 금리인상을 단행하였는데, 7월부터는 이보다 더 나쁠 일은 없다는 심리가 작용했는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주식시장 반등 랠리가 나타났다. 이러한 반등 추세는 8월 중순까지도 이어졌는데, 8월 19일(금) 미국 옵션 만기일을 맞으면서 일단락되고 새로운 방향 탐색 국면에 접어든 느낌이다.

 

그리하여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을 "베어마켓 랠리"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경기가 좋아지는 중에 쉬어가는 건지, 경기 하강국면에서 잠깐 반등한 건지는 보는 기간과 관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다시 낙관론과 비관론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낙관론의 관점에서는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국면이고, 금리 인상이 더 이어지더라도 점점 0.75%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될 터이니 투자여건은 점차 호전될 것이라고 볼 것이다. 비관론적 관점에서는 물가상승 기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시대의 도래로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고, 이는 결코 주식시장에 우호적일 수 없으므로 상당 기간 본격적인 주식투자를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지금이 경기가 좋아지는 국면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든, 경기 침체기에 잠깐 반등 후 다시 하락추세로 복귀하는 것이든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 억제책으로 강력한 금리인상 조치를 취한 후 경기불황을 겪지 않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냐, 경기 회복이냐를 놓고 열 띤 논쟁이 재연되겠지만, 머지 않아 경기 침체를 알리는 시장 지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투자나 트레이딩에 임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올 상반기에 기록한 주가지수 저가가 금년이나 내년까지도 저점일 것인가, 아니면 다시 저점 테스트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다가온다.

 

중장기적으로 상승 국면을 맞이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하방 테스트를 할 것이라는 관점을 동시에 가지고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더 안전해 보인다.

이미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사람은 출렁거리며 하방 테스트하는 시장을 온몸으로 견디며 이겨낼 수 있느냐를 시험받게 될 것이고, 트레이더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은 매일 상하방의 힘싸움 속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시장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시장의 움직임에 자신의 마음을 맞추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예측불허의 시장 움직임에 분노가 치밀기도 하고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시장은 항상 옳다'라는 생각을 견지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돈을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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