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는 평가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여 장기투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금융시장에 순환변동과 계절성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금융장세', '실적장세',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가 그것이다.
최근 금융장세는 코로나로 인하여 위축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금리를 대폭 낮추어 제로금리를 유지했을 때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때에는 금리가 내리면서 기업 실적도 떨어지는데, 주가는 급등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그 다음 실적장세는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실적도 오르는 때이다. 얼마 전 미국시장이 바로 그런 시기에 속할 것이다.
작년말까지의 미국시장 흐름이 실적장세에 딱 들어맞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어젯밤 미국에서는 ASML 반도체기업의 저조한 실적 발표로 주가가 하락하고, 반도체주의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도 하락하였다. 모멘텀 투자자라면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시장에 추세적으로 나타나는지 주의깊게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시장의 움직임이 일률적으로 4가지 장세가 순서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시장 여건에 따라서는 건너 뛰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업종에 따라 실적이 엇갈리므로 순환매 장세도 나타나 일방적으로 주식가격이 일제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평균적인 실적 저하는 지수의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역금융장세는 금리가 오르면서도 기업실적이 여전히 양호하여 시장은 여전히 강세장의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거나 미래의 실적 악화를 선반영하여 급락하는 등의 시장 변동성이 큰 특징을 보인다.
역실적장세는 정부 중앙은행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더라도 기업실적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 커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시기이므로 주식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새해들어 기업실적과 금리정책이 미국과 그밖의 나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였다.
미국은 금리를 올린 후 동결을 유지해오고 있는 상황이고, 유럽이나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줄곧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기업실적이 양호하고 경기가 좋은 데 비해, 그밖의 나라는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장의 관건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게 되는 경우, 역실적장세로 급속히 이행하는 것은 아닌지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다. 경기위축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미국 이외의 나라의 경기 침체 속도는 미국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연착륙을 통하여 실적장세가 길게 이어질지, 아니면 역실적장세로 급격히 이행할지 시장은 물밑에서 어디로 방향을 틀고 있는지 예의주시하며 투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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