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다 보면, 누구나 수익률 곡선이 꾸준히 우상향하는 성배(holy grail)를 찾기 위해 골몰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승률이 100%는 고사하고 꾸준히 70%에 이르는 시스템을 찾기도 어렵다.
켄 피셔같은 투자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이도 어떤 트레이딩 시스템이 60%의 승률을 가진다면 좋은 시스템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하였다.
트레이딩의 세계는 수시로 변하는 인간의 심리와 다양한 대외요인이 영향을 미치기에 지속적으로 방향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시스템 트레이딩을 추구한다면, 백테스팅 단계에서 지나치게 승률이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골몰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하다 보면 십중팔구 과체적화에 빠질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트레이딩 시스템의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첫째, 수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생존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진분석 등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과 수익가능성을 검증한 후에, 실투단계에 돌입하기 위해서 얼마의 투자원금으로 트레이딩을 시작하며 한번의 거래에서 몇 계약을 투입해야 하는지를 미리 계산해야 할 것이다.
충분하지 않은 투자원금으로 섣불리 트레이딩에 도전하는 경우, 파산확률이 매우 높은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자금관리와 투자시기 조절을 통해 수익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전략을 찾을 필요가 있다.
50% 내외의 승률을 갖는 전략으로 장기간 실전 트레이딩에서 생존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승률이 60%에 이르더라도 승리했을 때의 평균 수익이 패배했을 때의 평균 손실을 초과하지 못한다면 여전히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 투자원금이 충분하다면, 손실이 발생한 이튿날 계약수를 늘리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전략이 유리한지는 자신이 개발하는 시스템의 특성에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므로 전진분석과 함께 다양한 전략의 개발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투자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대부분 투자원금이 충분치 않으므로 레버리지 투자의 경우 진입횟수를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 투자금이 충분하더라도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에 많은 비중을 투입하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주식이나 펀드에 우선적으로 배분하고, 레버리지 투자에는 최소한의 자금만을 투입하여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본다. 보수적인 투자전략 중 하나는 전진분석 시스템이 전일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만 시스템 신호대로 진입하고, 연속 손실이 발생하면 무포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로 보건대, 세상에는 나쁜 트레이딩 시스템보다는 나쁜 시스템 트레이더가 많은 셈이다. 이 점이 바로 90~95% 이상의 트레이더가 트레이딩에서 실패하게 되는 근본 원인일 것이다.
그러므로, 남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시스템을 만들되, 지나치게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골몰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시스템 운용전략을 개발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가 목적지에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는 악셀만 필요한 게 아니라 브레이크도 필요하다.
투자에 있어서도 욕심껏 고수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절제와 통제를 잘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성공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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