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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살며 사랑하며

by 세익 2023. 7. 1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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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던 동시다.

 

먼 길

 

아기가 잠드는 걸 보고 가려고

아빠는 머리맡에 앉아 계시고

아빠가 가시는 걸 보고 자려고

아기는 말똥말똥 잠을 안자고

 

먼 길을 떠나는 아빠와 아기의 이별에 대한 아쉬운 심정을 잘 표현한 동시로 기억하고 있다.

세상은 이와 같이 서로 반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일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트레이딩, 즉 거래의 경우가 그러한 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치투자자는 투기를 싫어하고, 투기적 거래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지향하는 장기투자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양 극단을 지향하는 자가 서로 만나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치투자자는 종목 선정에 대한 확신이 너무도 강하기에 분산투자된 보유 종목을 줄여 자꾸만 투자 종목을 압축하게 되고, 투기자는 시장의 변동성에 혼줄난 경험으로 자꾸만 리스크 헤징 수단을 강구하다 보니 보유 종목이 늘어나게 된다.

이와 같이 생각이 서로 다르기에 생각이 정반대인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만나 거래가 이루어지며 오늘도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EBS의 "입이 트이는 영어" - 입트영이라는 방송을 듣는데, 애청자가 전화 연결하여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하는 코너가 있었다.

 

전화에 연결된 애청자가 진행자에게 먼저 영어로 인사를 건냈다.

 

애청자: How are you?

진행자: I'm fine. Thank you and you?

애청자: Fine. Thank you and you?

진행자: (... ??)

 

너무나도 표준화된 문장으로 연습이 되어 있기에 자동으로 나온 대답인 것이다.

그러자 진행자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어눌한 우리말로 한 그의 대답은..

"그렇게 하면 끝이 없어요.."

 

그렇다. 어쩌면 뭔가 어수룩하고, 결함이 있기에 대화도 끝이 없고, 거래도 계속 이루어지는지도 모른다.

결함이나 오류를 이상히 여기기 보다는 오히려 당연시 여기고, 그것과 같이 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투자로, 트레이딩으로 따라오는 손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시스템 트레이딩 시뮬레이션도 그렇다. 백테스팅에서 엄청난 수익이 나오는 전략이 전진분석이나 실투에서 판판이 깨지고 처참히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어쩌면 전진분석에서 수익과 손실을 오가며, 누적손익이 아슬아슬하게 손실을 벗어나 수익권으로 돌아설 때,

'혹시 이 놈이 멀리 갈 놈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해 봄직하다.

세상의 이치가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는 것이 오히려 빠른 길일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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