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꼽자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수한 지적 능력에서부터 합리적 사고와 올바른 판단력, 정보 흡수력, 순발력, 실천력, 절제력, 인내력에 이르기까지 그걸 나열하자면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 중에서 나는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서 '과단성'과 '유연성'을 꼽고 싶다.
물론 시장에 대한 분석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추었다는 걸 전제하고서 하는 말이다.
트레이딩이 어려운 이유는 나름대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이 각종 투자기법을 개발하여 실전에 적용하여 보지만, 번번히 깨지고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켄 피셔같은 전설적인 트레이더는 "시장은 능멸하는 자"라고 했고, 조지 소로스는 "모든 이론에는 결함이 있다"고 했다.
역사에서 배우고, 과거에서 실마리를 찾게 마련이지만, 과거 데이터를 백테스팅하여 찾은 매매기법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자기만이 찾은 어떤 기법이 있다면 그것은 트레이딩을 발전시키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세상의 각종 지식과 지혜가 여기저기 많이 널려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어느 때에 적용하느냐일 것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은 인간, 특히 군중의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쪽에 트레이딩 관점에서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군상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주식시장을 보고 있자면, 그 어느 하나 똑같이 반복되는 것이 없다.
만일 모든 것이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다면, 트레이딩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오늘 열리는 시장은 어제와 동일하지 않기에 그렇게도 많은 투자자나 투기자들이 매일 열광하며 트레이딩에 뛰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지식은 제한적이고,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나는 늘 나의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계획성 없이 무분별하게 수시로 생각을 바꿔 잦은 매매를 한다면, 머지 않아 파산에 이를 것은 이 또한 명확관화하다.
그러니 나름대로의 판단기준과 투자기법을 갖추되, 어떤 상황에 처하면 유연하게 자기의 생각을 바꿀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시장을 바꿀 수 없다면 나를 바꾸는 것이 결국 이치에 맞는 순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생각만 하고, 생각만 바꿔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감한 결단과 리스크를 떠안는 실천을 통하여 자신의 미래를 바꾸는 일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서로 상충되어 보이는 '과단성'과 '유연성'을 결합하여 트레이딩을 효율적으로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일련의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쇼펜하우어의 모비명에 적혀있다는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후회는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시장의 미래를 모두 맞출 수 없고, 모두 맞추지 못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필요한 것은 확률적 우위에 설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고, 그것을 찾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희미하게나마 자기만의 길을 찾았다고 할지라도 과도한 욕심과 그로 인한 무리한 배팅의 결말은 한결같이 파산이다.
지나친 낙관에 기대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고, 자주 틀린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한다면, 그 만큼 무리한 배팅도 줄이고, 건전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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