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연 7%를 넘겼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를 다시 6%대로 내렸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한목소리로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자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를 연 5.48~7.16%에서 5.47~6.26%로 조정했다. 금리 상단이 하루 새 0.9%포인트 떨어졌다. 5년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4.85~5.84%)도 전날보다 상단이 1.3%포인트 낮아졌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조치로 이달 중순 연 7%대를 돌파했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다시 6%대로 돌아갔다. 24일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64~6.515%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저신용 고객에게 적용하던 금리를 조정해 최고 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도 1~8등급 고객에게만 적용하던 가감조정금리를 9~10등급 고객에게도 확대해 해당 조정 폭만큼 금리 상단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 금리는 시장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를 빼 산출한다. 다만 저신용 고객 대상의 금리만 조정돼 우리은행 고객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고신용 고객들의 체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21일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41%포인트 낮췄다. NH농협은행도 24일부터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높여 금리를 내렸다. 국민, 신한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정치권이 잇달아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지적하며 사실상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원장은 20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금리를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24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3일 “시중은행의 과도한 폭리에 대한 비판이 있다. 고통 분담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